[그랬어]
언젠가의 기억으로 희뿌옇게 해가 들던 아침
창문을 닫아주지 않은 네게 받은 충격으로 하루를 멍하니 기계 생각에 보냈어
창틀에 낀 곰팡이가 얼마나 미웠는지 알까
펄럭이는 밤이면 어두운 바지를 입고 우리는
빛이 번쩍이는 곳으로 가서 싸움을 하고
돌아오는 길에는 괜히 손이나 잡았는 게 좋았는데
자다 깬 여름이 점심이면 잠든 옷으로
빵을 사왔었는데 너는 모니터를 보고 있었어
접시에 죽인 빵을 씹으며 우리는 소파에 등을 대고 히덕이던 네 방은
사실 조금 더웠어
네 눈과 네 눈은 무심해서 똑같이 겁을 먹었지만
그럼에도 서로를 묶었고 나는 도망과 도망과 도망과 도망을 쳐서
여기는 어딘지 모르겠어 |